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이 흔들리며 경제 붕괴에 대한 경고음이 다시 울리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 부채위기, 통화가치 하락 등의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기존 화폐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 회의가 커지고 있다. 특히 금본위제, 달러 패권, 암호화폐라는 세 가지 화폐 체계는 서로 다른 시각에서 경제 붕괴의 원인과 해법을 제시하며 대립하고 있다. 이러한 경제 시스템을 바라보는 각 시각은 단순한 투자 관점이 아니라, 앞으로 우리가 어떤 가치 기준 아래에서 생존하고 번영할 수 있을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이슈다. 이 글에서는 금본위제의 고전적 해법, 달러 패권의 위기론, 그리고 암호화폐의 대안적 가능성을 중심으로 경제 붕괴를 해석하는 다양한 시각을 살펴보자.
금본위제
금본위제는 금을 기준으로 화폐 가치를 설정하는 방식으로, 본질적인 가치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경제 붕괴에 대한 안정적 해법으로 거론된다. 1944년 브레튼우즈 협정 이후 미국 달러는 금과 연동되었지만, 1971년 닉슨 쇼크로 인해 금본위는 사실상 종료되었다. 이후 각국은 불환지폐(fiat money) 체제로 전환했으며, 이로 인해 중앙은행이 통화를 무제한으로 발행할 수 있는 구조가 되었다. 이런 무제한 통화 발행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자산가격 상승과 실물경제 괴리를 심화시키며 반복적인 금융위기를 야기해왔다. 금본위제 지지자들은 이 같은 사이클을 끊기 위해 다시 금과 같은 실물자산을 기준으로 한 통화 체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IMF 통계에 따르면 세계 중앙은행들의 금 보유량은 최근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2024년 말 기준으로 전 세계 중앙은행의 금 보유량은 약 36,699톤에 달합니다. 이는 전체 채굴된 금의 약 17%에 해당합니다. 이는 글로벌 불확실성에 대한 대비 차원에서 실물 가치 자산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금본위제는 경제 성장에 따라 유동성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 산업혁명기처럼 경제가 급격히 팽창할 때 금의 공급량이 화폐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금본위제의 현실 적용에 장애물로 작용한다. 하지만 여전히 금은 고유한 가치를 지닌 ‘최후의 자산’으로서, 경제 붕괴 상황에서도 신뢰할 수 있는 화폐 기준으로 거론되고 있다.
달러위기
달러는 세계 기축통화로서 오랜 기간 동안 글로벌 경제를 지탱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달러 패권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미국의 국가부채는 2025년 기준으로 약 34조 달러를 초과했으며, 연방정부의 재정지출 확대와 연준의 양적완화(QE) 정책은 달러의 가치 하락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달러위기론자들은 미국의 이러한 통화정책이 전 세계에 인플레이션을 수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미국이 글로벌 경제 불균형의 중심에 있다고 비판한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의 달러 자산을 동결한 조치는, 달러를 ‘정치적 무기’로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고, 많은 국가들이 비달러 결제 시스템을 모색하게 만들었다. 브릭스(BRICS) 국가들은 공동 통화를 추진하며 달러 의존도를 낮추고 있고,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들 역시 석유 거래에서 위안화, 유로화 등으로 다변화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달러의 외환보유액 비중은 58.4%로, 20년 전보다 약 10% 감소했다. 이러한 추세는 달러가 점차 세계 경제의 중심축에서 이탈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물론 여전히 국제 무역, 금융, 채권 시장에서 달러의 영향력은 막강하지만, 경제 붕괴 시에는 이러한 패권 자체가 불안정한 기반 위에 있다는 점이 큰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다.
암호화폐
암호화폐는 중앙집중화된 화폐 시스템에 대한 대안으로 떠오르며, 경제 붕괴 시기의 새로운 가치저장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비트코인(Bitcoin)은 탈중앙화, 투명성, 제한된 발행량(총 2100만 개)이라는 특징으로 인해 ‘디지털 금’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이러한 특징은 금본위제의 실물 가치 기반 철학과도 연결되며, 기존 화폐 체계에 대한 신뢰 붕괴가 발생할 경우 암호화폐가 ‘최후의 피난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을 강화시킨다. 실제로 2023년 이후 하이퍼인플레이션을 겪은 국가들—예컨대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터키 등—에서는 비트코인 채택률이 급격히 상승했다. 암호화폐 시장 규모는 2024년 기준 약 2.3조 달러에 이르며, 전 세계 디지털 자산 보유자는 약 4억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물론 암호화폐 역시 변동성이 매우 크고, 규제 미비, 사기 사건, 기술적 한계 등 다양한 리스크가 존재한다. 하지만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의 등장과 더불어, 기존 화폐 체계와 디지털 자산의 경계는 점차 허물어지고 있으며, 향후 디지털 기반 화폐 시스템이 경제 붕괴 이후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암호화폐는 단지 투자 수단이 아니라, 경제 시스템 자체에 대한 철학적 대안을 제시하는 존재로 진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