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한국만 설명 안한 트럼프의 심리(배경,전략,시나리오)

by 울트라킹 2025. 4. 3.
반응형

협상의 기술이 필요한 때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브리핑을 하고 있다.

배경

2025년 4월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60개국 대상 상호 관세 도표를 들고 나와 교역국별 미국의 대응 관세 계획을 발표했다. 도표에 따르면 한국은 7번째로 명시되었지만, 정작 트럼프는 인도와 일본에 대해서만 길게 언급하고, 한국은 건너뛰었다. 이는 언뜻 보면 무시처럼 느껴질 수 있으나, 실제로는 트럼프식 협상 전략의 일환이다. 그는 침묵을 통해 메시지를 던지는 전술적 화법을 구사해 왔고, 과거에도 '말하지 않고 행동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상대를 흔들어왔다. 이번 한국 생략도 단순한 무시가 아닌, 협상의 여지를 남겨두는 고도의 전략적 침묵이라 해석된다. 그만큼 한국에게 얻을 것이 많고, 스스로 움직이기를 기대한다는 것이다.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철강, 통신 장비 등 한국은 미국 산업의 글로벌 공급망에서 핵심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IRA 법안 이후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와 고용 창출은 미 정계와 경제계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한국은 어떤 협상 시나리오를 준비해야 할까? 이번 글에서는 트럼프식 거래 정치의 패턴을 분석하고, 한국이 취해야 할 다층적 협상 전략을 단계별로 정리해 본다.

전략

트럼프식 협상은 명확한 패턴을 따른다. 상대를 압박하고, 불확실성을 던지며, 협상 테이블에서 양보를 끌어내는 방식이다. 특히 동맹국에 대해서는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많이 요구할 수 있는 상대'로 간주한다. 한국은 그 대상이 되었고, 지금 필요한 것은 방어가 아닌 선제적 전략 설계다. 첫째, 한국은 산업적 불가결성을 기반으로 협상의 근거를 정교하게 제시해야 한다. 미국 내 반도체 설비는 여전히 인프라가 부족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기술력은 대체 불가능하다. 배터리 분야 역시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의 시장점유율은 미 전기차 생태계의 기반을 구성한다. 여기에 현대차와 기아가 앨라배마·조지아주에 만든 일자리 효과는 지역경제와 직결된다. 이러한 데이터를 구체적 수치로 구성하여 미 상·하원의원, 주지사, 경제단체에 전달하고, ‘한국의 산업협력이 없으면 미국 경쟁력도 없다’는 프레임을 선점해야 한다. 둘째, 한국은 정치적 연대 형성을 통해 로비 역량을 고도화해야 한다. 자동차 부품업체, 운수노조(UAW), 지역 상공회의소 등과 연계해 한국 기업의 현지 기여도를 시각화하고, 지역 언론과 유권자 커뮤니티를 통한 여론 형성 전략을 실행해야 한다. 셋째, 링키지 전략의 수위 조절도 필요하다. 한미 안보협력, 대중국 견제, 대북 억제 전략 등에서 한국은 중요한 전략 축이다. 미국에만 일방적으로 의존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전달하며, 안보적 협력과 경제적 공정성은 함께 가야 한다는 균형적 메시지를 설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무역·AI·6G 등 미래 산업의 기술표준 제안국으로 한국이 선도적인 입장을 취할 경우, 미국도 한국의 협상력을 다시 평가하게 된다.

시나리오

이제 구체적인 협상 시나리오를 단계별로 구성해 보자. 먼저 단기적으로는 선제적 투자 발표와 메시지 전략이 필요하다. 예컨대,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확장이나 오하이오주 반도체 테스트라인 구축 등 실질적 투자 계획을 빠르게 공개하고, 동시에 그로 인한 지역 고용 효과를 수치화한 ‘경제효과 보고서’를 발간한다. 이 보고서는 단순한 언론 보도용이 아닌, 실제로 의회 청문회나 지역 정치인 설득에 사용할 수 있는 전략 문서로 활용되어야 한다. 중기적으로는 다자외교와 규범 중심 협상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CPTPP, IPEF, WTO 개혁 논의에서 한국은 디지털 무역, 데이터 주권, 공급망 안전 기준을 선도적으로 제안하며 다자적 지지를 이끌어야 한다. 이는 미국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한국이 규칙을 만들 수 있는 국가’ 임을 보여주는 신호다. 장기적으로는 통상 외교의 내재화와 전략국가로서의 자기위상 재정립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한국은 외부 변화에 대응하는 수동형 통상국가였다면, 이제는 산업정책-외교정책-기술정책이 통합된 능동형 전략국가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대통령실, 외교부, 산업부, 국회가 공동으로 '국가 통상 전략 위원회'를 신설하고, 정권 교체와 무관하게 지속될 수 있는 통상 프레임을 제도화해야 한다. 트럼프의 협상 테이블에서 한국은 결코 변두리가 아니다. 오히려 침묵 속에 가장 큰 기대가 숨겨진 국가다. 한국이 이 위기를 제대로 설계한다면, 그것은 단기적 갈등이 아닌, 중견국이 초강대국과 대등하게 협상하는 모델 사례로 기록될 수 있다.